
중독포럼이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국내 규제 및 지원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독포럼은 지난 10월 12일 ‘SNS 규제정책 국제현황과 국내 도입방향’을 주제로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하고, 해외 정책 동향과 국내 입법 현황을 바탕으로 SNS 중독 대응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웨비나는 이해국 중독포럼 상임이사(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가 발제를 진행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겸 경기도 폰프리스쿨 추진단 공동단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했고, 참석자 자유토론도 이어졌다.
발제에서 성욱제 박사는 SNS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가 이용자의 우울과 불안, 자해, 수면 부족, 가족 갈등 등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기업이 수익을 얻는 반면 피해 대응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와 학교, 의료기관, 가정 등이 부담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입법과 관련해서는 당시 국회에 발의된 SNS 규제 관련 법안 9건이 연령 제한과 지정형 규제, 위험평가 등으로 분산돼 있어 통합적인 대응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추천 알고리즘에 규제 논의가 집중되면서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인터페이스 설계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고, 보호자 동의만으로 규제를 해제할 수 있는 구조 역시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 박사는 정책 대안으로 최소 연령 제한과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한 실효적 연령 확인, 추천 알고리즘과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중독 유발 설계 개선, 보호자 동의를 통한 규제 해제 제한 등을 제시했다. 플랫폼의 위험평가 의무화와 공통 평가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재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 박사는 현행 법안에 제시된 최대 3000만원 수준의 제재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플랫폼 기업의 매출액에 연동하는 과징금 도입을 제안했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보건복지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가 협력하는 범정부 대응 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정토론자인 김현수 교수는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청소년의 SNS 이용과 정신건강 및 학교생활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청소년의 SNS 이용이 자해·자살 시도나 학교 출석 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종단적 연구와 질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해외 정책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 데이터에 기반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청소년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SNS 규제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형성됐지만, 국내에서는 부모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과제로 언급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 규제와 함께 국가 차원의 피해 감시체계 구축, 연구자의 데이터 접근권 보장, 취약 아동에 대한 우선 보호, 치료·회복 체계 및 재원 마련, 학교와 지역사회의 대체 놀이 공간 확충 등을 제안했다.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정책 참여와 독립적인 감독기구 설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SNS 이용으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을 위한 치료 지원 체계를 규제 정책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재원을 마련해 실제 회복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제도 설계 초기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중독포럼은 이번 웨비나에서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개인과 가정의 책임에만 맡기기보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또한 단순한 이용 제한을 넘어 위험평가와 피해 감시, 치료·회복 지원을 결합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국내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입법과 부처 간 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