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아람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효소 기반 미세·나노플라스틱 정량 분석 연구가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Talanta’에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지난 9월 22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논문 제목은 ‘Enzyme-driven fluorescence quantification of micro and nanoplastics’로, 효소 반응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형광 신호로 전환해 플라스틱의 농도를 측정하는 분석법을 다뤘다. 연구에는 한동대 박사과정 정혜민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아람 교수와 최명현 디컴포지션 대표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이번 연구는 디컴포지션이 개발한 효소와 연구 지원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관련 기술의 사업화도 디컴포지션이 추진하고 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생체 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는 기술적 제약이 있었다. 기존 분석법은 고가의 전문 장비와 복잡한 시료 전처리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입자를 신뢰성 있게 측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 유래 효소를 분석에 활용했다. PET 분해효소가 표적 플라스틱을 분해할 때 생성되는 물질을 형광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통해 시료에 포함된 플라스틱의 농도를 정량하는 방식이다. 입자를 직접 관찰하는 대신 효소 반응을 측정하기 때문에 입자의 크기에 따른 분석 제약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효소가 특정 화학 구조를 인식하는 특성을 이용해 여러 물질이 혼합된 시료에서도 표적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선택성이 50nm 크기의 입자에서도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실제 정량 분석에서는 200nm 크기의 나노플라스틱까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정확도 검증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분석값은 기준값과 92%의 일치도를 나타냈다. 이는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기존 표준 분석법인 적외선 분광법의 83%보다 높은 수치다. 나노플라스틱 분석에서는 열분해 질량분석법과 대등한 결과를 얻었다.
분석 장비 활용 측면에서도 접근성을 높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를 이용해 여러 시료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분석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가의 전문 장비가 없는 실험실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오염물질의 분해뿐 아니라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정량 분석에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명과학 분야의 효소 연구를 환경 분석 기술로 확장해 플라스틱 오염을 측정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한동대는 이번 연구를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도출한 성과로 소개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한동대는 대학의 연구 역량과 기업의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경험을 연계해 국제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아람 교수는 자연환경 회복을 위해서는 오염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연에서 찾은 효소를 활용한 이번 연구가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정밀 측정에 필요한 기술적·비용적 장벽을 낮추고 플라스틱 오염 저감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